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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집 근처 대형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라면이랑 우유, 달걀 몇 판, 세제까지 꽤 많이 샀죠.
계산대에 줄을 서 있는데 제 앞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계산하시다가 갑자기 외치십니다.

“잠깐만요! 이거 할인돼야 되는 거예요!”

계산원 직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태블릿을 다시 뒤적이고, 아주머니는 손에 종이 전단지를 펼치십니다.

“여기 봐요! 이 쿨피스 3개 사면 하나 공짜잖아요!”

문제는… 아주머니가 사신 건 쿨피스가 아니라 요구르트였다는 거.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고객님, 이건 유산균 제품이고요… 쿨피스는 저쪽 음료 코너에…”

“아, 그래? 그럼 가서 바꿔올게요!”

그 말과 동시에 줄 전체가 멈췄습니다.
아주머니는 유유히 사라지고, 우리는 기다립니다.

뒤에 서 있던 한 아저씨가 저한테 조용히 말하셨어요.

“이런 건 거의 선착순 레이스야. 마음 약하면 지는 거야.”

웃음 참다가 제가 거의 침 나올 뻔했습니다.

그 사이 아주머니는 쿨피스를 들고 돌아오셨고, 다시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카드를 긁으시고…

“어머, 이 카드가 아니네! 잠깐만요, 다른 카드 좀…”

저는 그날 라면보다 인내심을 더 많이 구입했습니다.

마침내 제 차례가 되어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아주머니와 또 마주쳤습니다.

“어머~ 많이 사셨네~ 요즘 물가 비싸죠?”

제가 웃으며 “네~” 하고 인사했더니, 아주머니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십니다.

“근데 아까 내 뒤에서 너무 잘 참더라~ 젊은 사람이 그렇게 순하긴 또 처음 봐~”

…그 칭찬인지 뭔지 모르겠는 한마디에, 제 인내심은 그냥 성인군자 반열로 올라갔습니다.

마트는 쇼핑 공간이지만, 가끔은 사회생활의 전장을 체험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