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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 민수는 연애만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특기가 있습니다.
본인은 로맨스 주인공인데, 듣는 우리는 거의 재난 상황 브리핑을 받는 느낌이죠.

며칠 전 민수가 갑자기 톡을 보냈습니다.

“야… 나 큰일 났어.”

무슨 일인가 싶어 심장 철렁하며 전화했더니,
“걔가… 톡을 5분째 안 읽어…”

…5분?

“혹시 자고 있는 거 아닐까?”

“아니야. 평소엔 답장 빠르거든. 나 지금 손이 떨려.”

이 친구는 톡 읽음 여부만으로도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합니다.
10분 뒤엔 이런 톡이 옵니다.

“…읽었다. 근데 답이 없어. 이거 뭐야? 나 차인 거야?”

저는 위로와 동시에 커피를 한 잔 진하게 내립니다.
아직 아침 9시인데 벌써 하루치 감정 소모 다 했어요.

그런데 진짜 미치는 건 그날 저녁입니다.
“야, 걔가 갑자기 ‘오늘 피곤했지?’ 라고 톡 왔어. 나 아직 사랑받고 있는 거지?”

…이젠 의학적으로도 진단이 필요해 보여요.
‘연애 과몰입증’, 민수는 그 대표 사례입니다.

그리고 이 친구가 데이트를 하면… 사진을 30장씩 보냅니다.
커플 샌드위치, 커플 커피, 커플 구두, 커플 벽돌까지.

“야, 이거 봐. 우리가 걷던 길에서 고양이 마주쳤어. 의미 있는 거 같지?”

“어… 고양이가 예쁘네.”

“그래, 우리 관계도 이렇게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를 구원해줄 줄 몰랐습니다.

민수가 이별을 하면요?

“나 이제 사랑 같은 거 안 해.”
이 말을 매번 하고, 3일 뒤 새로운 사람 만나면서 또 전화가 옵니다.

“야… 나 왜 이렇게 두근거리냐…”

민수야, 네 연애는 아름답지만, 우리 우정은 체력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