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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카톡이 무서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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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도리
댓글 0건 조회 462회 작성일 25-05-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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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스마트폰을 배우신 이후, 카카오톡을 너무 사랑하게 되셨습니다. 문제는… 너무나 열정적이라는 점이죠.

어느 날 밤 11시 48분.

띵동!

‘손녀야 자니?’

그래도 귀엽다 싶어서 답장했어요.
“응 할머니 이제 자려고~”

그러자마자 이어지는 메시지.

띵동!
띵동!
띵동!
띵동!

…사진 8장 도착.
내용은 오늘 저녁 반찬입니다.
된장국, 김치볶음, 도라지무침, 깻잎절임, 그리고 자세한 설명까지.

‘이 된장은 동네 할머니가 주신 건데~ 국산콩이고~ 어제 끓여둔 거 데운 거고~’

저는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졌어요.

다음날 아침.
카톡을 확인하니 새벽 2시 12분에 또 메시지 도착.

‘지우는 거 어떻게 하니?’

제가 답도 안 했는데 갑자기
‘지웠어요’
‘지운 거 맞지?’
‘보이면 말해줘’

아니… 뭘 지우셨는지 모르겠는데, 저 혼자 공포에 떨었어요. 뭐 본 것도 없는데, 뭔가 내가 목격자인 느낌…

가장 압권은 단체 가족방에서의 대화입니다.

누가 사진 하나 올리면, 할머니의 댓글은 항상 이렇습니다.

‘멋지다’
‘좋네’
‘어디니?’
‘뭐니 이건’
‘잘 나왔네’
‘이거 저장 어떻게 하니’

그걸 다섯 줄로 연속해서 올리세요.

가끔은 음성으로 보내시는데, 문제는 녹음 시작 후 “어 이거 눌러서 하는 거니?” 하는 말부터 다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카톡 하나로 3세대가 다 같이 웃는 집,
바로 우리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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