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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최근에 스마트폰에 새로 생긴 '음성인식' 기능에 푹 빠지셨습니다. 말로 검색하면 된다니까, 마치 비서가 생긴 것처럼 신기하셨나 봐요.

그런데 문제는… 엄마가 ‘너무 진심’이라는 겁니다.

“얘야, 이거 검색 좀 해봐. ‘돼지 앞다리살 요리법’”

“엄마, 그냥 직접 말해봐요. 요즘엔 음성으로 다 돼요.”

그래서 엄마가 스마트폰에 대고 외칩니다.

“돼지 앞다리살 맛있게 해먹는 방법 좀 알려줘!”

그러더니 한 박자 쉬고, “부탁해요~”라고 덧붙이십니다.

음성인식은 정중함에 약합니다. 뭔가 이상한 정보가 검색돼요. 갑자기 ‘맛집 추천’이 뜨고, 어느 고기집 전화번호가 나옵니다.

엄마는 당황하시더니 다시 말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나 그거 말고, 그냥 레시피 알려달라고~”

옆에서 보다 못해 제가 물어봤죠.

“엄마, 왜 그렇게 말해요?”

“기계한테도 예의는 있어야지. 얘도 사람처럼 들으면 기분 나쁘잖아.”

아… 그 기계는 철판입니다, 엄마…

그 다음날은 또 이러시더라고요.

“시리야~ 엄마 김치찌개 좀 끓여줘~”

이건 그냥 외침이 아니라… 기도입니다. 시리도 김장도구 들고 튀어나올 뻔했어요.

그리고 결정타.

“얘야, 이 시리라는 애는 왜 대답을 안 해?”

“엄마, 그건 삼성폰이라 빅스비예요…”

“어머, 그럼 내가 딴 애한테 계속 얘기한 거야? 미안하다, 시리야…”

그날 엄마는 빅스비한테 인사까지 하셨어요. “안녕~ 넌 이름이 예쁘네~”

그 순간, 우리 집엔 또 한 명의 가족이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이름하여 ‘빅스비 여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