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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 떨어뜨리고, 주워보니 액정 금이 가 있고,
출근하려고 옷 입었는데 단추 하나가 빠졌고,
버스는 코앞에서 떠났고,
간신히 도착한 회사에서는 커피잔 엎질러서 바지에 얼룩 생기고…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어요.

처음엔 짜증도 났고, '아 오늘 그냥 집에서 나오지 말 걸' 싶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이상하게 웃음도 나더라고요.
‘와 진짜 이 정도면 기가 막히다’ 싶을 정도로, 계속 되는 사소한 불운들이 좀 웃겼달까요.

그러다 오후쯤, 잠깐 바람 쐬려고 회사 근처 공원에 들렀는데
벤치에 앉아 있던 한 노부부가 조용히 도시락을 나눠 먹고 계셨어요.
딱히 특별한 장면도 아닌데, 괜히 그 모습 보니까 마음이 좀 차분해지더라고요.

그냥 그 순간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인생이라는 게 꼭 잘 풀리는 날만 있는 게 아니구나.
사소하게 망가지는 날들도 결국엔 큰일 아니었구나.’

오히려 그런 날들이 있기에, 평범한 하루가 더 고마워지고
조용한 풍경 하나에도 위로를 받게 되는 거겠죠.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거울 보며 웃으며 중얼거렸습니다.

“야, 오늘은 진짜 넌 수고했다.”

혼잣말이지만 꽤 괜찮은 하루 마무리였습니다.
이 글 보시는 분들도 혹시 오늘 좀 이상하게 꼬인 하루셨다면…
괜찮아요. 내일은 별일 없을 겁니다.